[리더십] 813호 - 공동의 이정표를 세우는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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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담은 한 장의 종이

미국 유명한 제약회사인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은 시가총액으로 전세계 20위 안에 드는 굴지의 기업입니다. 이 존슨앤드존슨에는 ‘신조(credo)’라고 불리우는 사훈이 있었습니다. 1943년 존슨앤드존슨의 전임 회장이자 창립자 중 한 사람인 로버트 우드 존슨(Robert Wood Johnson)이 작성했던 1장짜리 신조는 크게 4개의 구절로 구성되었습니다. 각각의 이해 당사자와의 관계를 설명하고, 고객, 직원, 커뮤니티, 주주 순서로 우선순위를 매겼습니다. 이 신조는 존슨앤드존슨의 모든 사업장 잘 보이는 곳에 붙어 있었으며, 누가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업 철학이 확고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의 첫 책임은 의사, 간호사, 환자를 비롯해 우리의 물건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아버지, 어머니를 향해 있습니다. 그들의 필요를 만족시키려면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서 높은 품질을 달성해야 합니다.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 없이 비용을 절감해야 합니다. 고객의 주문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Johnson & Johnson Credo)

 

그런데 1975년 당시 기업의 대표였던 제임스 버크(James Burke)는 직원들이 신조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신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안 그는 36명의 엔지니어를 불러 신조를 바꿀 것인지, 바꾼다면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습니다. 여러 의견이 오고간 끝에 사람들은 결국 신조를 바꾸지 않고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버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몇 년 간 회사의 모든 의사결정 단계마다 신조에 도전할 수 있는 대회를 지속적으로 유도했습니다. 버크의 시도는 효과를 발휘했고, 버크를 비롯한 회사의 중역들은 직원들이 신조를 새로운 시각으로 인지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위기극복의 신화

1982 9 30,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존슨앤드존슨 본사를 뒤흔들었습니다. 미국 시카고에서 엑스트라스트렝스 타이레놀 캡슐을 복용한 6명의 소비자가 사망했는데, 문제의 캡슐에 청산가리 성분이 들어있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몇 시간 만에 존슨앤드존슨은 약이 아닌 독극물을 공급하는 회사로 전락했습니다. 거기다 위기를 다룰 채비가 되어 있지 않아 빠르게 대처할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존슨앤드존슨은 미국 FBI FDA(식품의약국)의 권고를 받게 되었습니다. FBI FDA는 불필요한 공포 확산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카고 내에서만 리콜할 것을 강권했습니다. 그러나 버크와 팀원들은 FBI FDA의 조언을 무시하고 미국 시장에서 타이레놀 제품 전량을 수거했습니다. 당시 리콜된 약 3,100만 정의 타이레놀의 가치는 1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렇게 과감한 조치를 하게 된 배경을 묻자, 버크는 즉시 대답했습니다. “우리의 첫 책임은 의사, 간호사, 환자를 비롯해 우리의 물건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아버지, 어머니를 향해 있습니다. 그들의 필요를 만족시키려면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서 높은 품질을 달성해야 합니다.

 

이후 몇 주 동안, 존슨앤드존슨은 제약회사에서 공중 안전 기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위조가 불가능한 포장 방식을 새롭게 설계하고, 교환 및 환불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정부와 사법기관, 대중메체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결국 0으로 떨어졌던 타이레놀의 시장 점유율은 서서히 올라가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그 후에도 상승세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한 전문가는 이를 가리켜 ‘나사로의 부활 이후 최고의 부활’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타이레놀 사태는 기업의 위기를 다스리는 절대 표준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존슨앤드존슨이 남다른 방법으로 위기를 대처할 수 있었던 이유는, 평범하게 보이는 1장 짜리 서류에 담겨져 있는 기업의 가치가 수많은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어줬기 때문입니다. 존슨앤드존슨이 가졌던 신조는 수천 명이 복잡한 선택의 지형을 찾아 헤매는 동안 생각과 행동의 길잡이가 되어주었습니다. 버크와 팀원들은 집단 속에서 확실하게 울려 퍼지는 신조의 신호에 조율되었기에 하나로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내린 어려운 결정은 사실 그렇게 어려운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신조에 거의 반사적으로 움직인 동작에 가까웠을 뿐입니다.

 

모두가 같은 것을 보게 하라

리더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같은 것을 보게 만들어야 합니다. 공동의 이정표를 세우고, 그 이정표를 바라보며 의사결정을 하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한 마음으로 움직이기 위해 로버트 우드 존슨이 작성했던 1장 짜리 신조는 존슨앤드존슨의 사훈으로 직원들의 가슴에 새겨졌고, 모든 상황 가운데 회사를 위한 바른 선택을 하는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공동체 구성원이 한 마음으로 움직이게 하려면 확실한 이정표를 세워야 합니다. 공동체의 정체성이 두리뭉실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면, 공동체가 하나가 되어 힘을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공동체의 목표가 여러 갈래로 나눠져있다면, 공동체 구성원들이 한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건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존슨앤드존슨의 예처럼, 간단명료해 모두가 이해할 수 있고 따를 수 있는 공동의 이정표를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공동의 이정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기 위해, 먼저 공동체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제를 위한 공동체인지, 배움을 위한 공동체인지, 훈련을 위한 공동체인지, 섬김을 위한 공동체인지, 공동체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공동체의 가치관을 성립했다면, 공동으로 추구할 목표를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1년 동안 함께 훈련을 받고 리더로 헌신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면, 그 목표를 이정표로 세워놓고 단기 목표를 하나씩 차근차근 만들어가야 합니다. 첫 단계에는 신앙의 토대를 다지고, 두 번째 단계에는 교리의 기둥을 세우고, 세 번째 단계에는 삶의 변화를 모색하는 제자훈련 과정이 이런 공동의 이정표를 확실하게 세운 좋은 예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같은 것을 볼 수 있도록, ‘공동의 이정표’를 꼭 세우십시오. 그리고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을 ‘공동의 이정표’에 두고 사역하십시오. 그렇게 할 때, 공동체는 마치 존슨앤드존슨처럼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공동체로 쓰임받게 될 것입니다.

 

 

이 글은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대니얼 코일 저, 웅진지식하우스) 중 일부를 발췌, 각색하여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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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유명 저널리스트 대니얼 코일이 신작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로 돌아왔다. 최고라는 사람들을 모아놓는다고 최고의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 리더와 구성원 모두 제아무리 열심히 한들 최고가 되지도 않는다. ‘부분의 합보다 위대해지는 팀의 비결은 도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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