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899호 - 기다림을 낭비하지 않게 하는 리더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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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을 낭비하지 않게 하는 리더가 되라

인디애나폴리스의 칼리지파크교회 담임목사 마크 브로갑(Mark Vroegop)은, 네덜란드어로 ‘일찍 일어난다’는 뜻인 그의 성처럼 성실하고 신속한 행동을 그 삶과 사역의 근간으로 삼고 살아온 목회자입니다. 그는 시간활용을 잘 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자라왔으며,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엡 5:16) 같은 성경구절을 그러한 근거로 여기고 살아왔습니다.

존 파이퍼 목사의 <삶을 허비하지 말라>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아 자신 또한 삶을 허비하지 않겠노라 굳게 다짐하고 살아가던 그에게, 2년여 진행된 글로벌 팬데믹은 너무나 큰 삶의 공백으로, 무기력으로, 불확실성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옛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에 자신의 방식을 다시 돌아보게 된 그는, 성경적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현대 사회가 극도로 싫어하는 ‘기다림’의 가치를 자신 또한 놓치거나 무시하고 있었음을 발견하고 더 이상 자신에게 주어진‘기다림’의 기회를 낭비하지 않겠노라 다짐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깨달음과 다짐, 실천 방안을 그의 책 <기다림은 낭비가 아니다>를 통해 녹여내었습니다. 이 책은 흑백논리에 의거하여 그동안의 근면함과 성실함을 완전히 부정하고 기다림을 향해 가는 과정이 아닙니다. 다만 현대 사회의 풍조에 휩쓸려 너무도 쉽게 무시하고 잊어온 신앙적 가치에 대해 재조명하는 과정이며, 더 풍성한 신앙을 누리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내용을 통해 그가 발견한 ‘기다림’의 신앙적 가치는 무엇이며, 현대사회에서의 어떻게 그 ‘기다림’을 실천할 수 있는지 나누고자 합니다.


브로갑은 기다림이 단지 인간 삶에 실존하는 일부여서 인정하게 된 것이 아니라, 신구약 성경을 통해 이것이 진작부터 기독교의 핵심적인 가치 중 하나였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구약과 신약에서 놀랍도록 자주 기다림에 대해 말하고 있음을 비로소 주목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현대 사회에서 더더욱 실천하기 어려운 가치로 종종 무시되어 왔음을 확인했고, 기다림이 익숙치 않은 현대인의 삶 속에서 기다림을 익혀갈 현실적인 방법들을 고민하게 된 것입니다.

그는 그의 책 <기다림은 낭비가 아니다>에서, 먼저 성경적 기다림이 무엇인지, 그 유익이 무엇인지 정리합니다. 그는 성경적 기다림은 우리가 바라는 대상 혹은 신뢰를 두는 대상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기다림’이라는 단어가 ‘소망’으로 번역되기도 한 구절들에 집중하며, 이 두 개념이 서로 중첩되는 개념이라 보았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는 것이 바로 소망으로 바라보는 것이라 말합니다.

이러한 소망에 관해 묵상하던 그는 1800년대의 고전 앤드류 머리의 <하나님만 바라라(Waiting on God)>를 통해 많은 힌트를 얻었음을 고백했습니다. 브로갑은 그 책의 내용을 ‘하나님을 기다리는 것은 복이다. 하나님을 기다리면 우리의 눈과 생각이 우리 자신, 심지어 우리 자신의 욕구와 갈망에서 벗어나 오직 우리 하나님께 집중되게 된다’는 인용구로 정리합니다.

하나님께 집중하고, 더 잘 알게 만드는 것이 바로 기다림의 강력한 이점임에도 불구하고, 성경시대부터 사람들은 기다림을 힘들어 했습니다. 브로갑은 출애굽기의 사례를 통해, 기다림이 힘든 상황을 분류합니다. 인생이 불확실할 때, 중요한 일이 지체될 때, 실망할 때, 고통 중에 있을 때, 무력감에 휩싸일 때 사람들은 기다림을 힘들어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기다리는 상황에 처한 현대인의 그릇된 반응으로 주로 세가지 반응, 분노, 불안, 무관심이 나타난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힘들지만 당연한 것이 기다림이며, 하나님께서는 의도적으로 사람들을 기다리게 만드시기도 한다고 그는 말합니다. 그는 “만나는 묶음으로 구매할 수 없다”는 글을 인용하며, 대량으로 얻거나 비축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안정감을 주는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의도적으로 사람들이 매일 하나님의 채우심을 기다리게 하셨다고 말합니다. 그의 계산대로라면 하나님께서 다음 날 음식을 공급해 주시기까지 사람들은 1만 4,600번(365일 x 40년)을 해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의 기다림을 매일 채우시며, 주기도문의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라는 고백을 이루어 주신 것이라 말합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리더는 바른 성경적 가치로서 기다림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제시할 뿐 아니라 실천할 도움도 주어야 합니다. 브로갑은 기다림을 실천할 팁으로서, 마음이 다급해져 올 때 “FAST”원칙을 기억하라고 말합니다. 말 그대로 빨리 빨리 이뤄지길 바라며 다급한 상황 속에서, 오히려 그 단어의 철자들을 묵상하며 기다림의 은혜를 찾게 하라는 것입니다.

그가 말하는 FAST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Focus(초점을 맞추고), Adore(예배하며), Seek(찾고), Trust(믿는 것) 입니다.


FAST 전락의 첫 단계 Focus(초점을 맞추라)

바로 자신의 초점을 하나님께 맞추는 것입니다. 불확실성이나 통제할 수 없는 상황 그 차체에 생각과 감정을 집중할 때 다급하던 마음이, 시편 25편의 고백과 같이 절망 중에도 “여호와여 나의 영혼이 주를 우러러 보나이다”라는 소망의 고백을 할 때 감사의 찬양으로 변환된다는 것입니다. 브로갑은 이 단계가 가장 힘든 단계 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이런 전환을 할 때, 큰 소망을 찾게 된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모르는 상황,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골똘히 묵상하지 말고, “주를 바라는(기다리는) 자들은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려니와”(시 25:3)라는 담대한 선포를 자신의 것으로 삼으라고 말합니다.


FAST 전락의 두 번째 단계 Adore(경배하라)

하나님에 관해 이미 아는 진리를 되새기며, 하나님의 어떠하심을 찬양하며 나아가는 것입니다. 초점을 전환한 사람은 자신의 상황을 되풀이하는 것에서 이제 하나님의 속성을 떠올리고, 그 무한함 안에 점점 빠져들게 됩니다. 인생에 갑자기 발생한 기다림의 공백이 하나님을 향한 경배로 채워지는 과정이 됩니다.


FAST 전락의 세 번째 단계 Seek(찾으라)

하나님의 도우심과 구원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이제 기다림을 적극적인 간구로 바꿉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절박하게 찾는 과정은 세번째가 되어야 등장합니다. 우리는 종종 빨리 일을 처리하고자 하는 상황에서도 습관적으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성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하나님을 자신의 비서를 대하는 듯한 태도로 구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고, 하나님을 충분히 경배한 뒤 구원을 간구하는 자는, 이제 자신의 타이밍과 방법으로 해결될 것을 바라게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간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이 일을 해결해 주실 것을 간구하게 되는 것입니다.


FAST 전락의 마지막 단계 Trust(믿으라)

하나님을 신뢰하며 오히려 기다리는 상황에서도 만족하고 영적인 쉼을 누리는 단계입니다. 모든 의문이 해결된 것이 아니며, 기다림이 끝난 것도 아닌데 하나님 안에서 영적 피난처를 이미 찾은 자가 누리는 놀라운 반전의 은혜입니다.


계속해서 빨리 빨리를 외치는 현대 사회에서, 오히려 이 FAST전략을 활용함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기다림을 영적 기회로 전환하는 법을 제시하는 리더가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 이 글은 『기다림은 낭비가 아니다(Waiting isn’t a Waste)』(마크 브로갑, 두란노)의 내용을 일부 발췌 및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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