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833호 - 비대면 시대 필요한 대화의 조건과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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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시대에 리더에게 필요한 소통 능력은 무엇일까요?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었고, 사회 전반에 걸쳐 비대면 모임이 선호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팬데믹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어도 새롭게 시작된 변화의 물결이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비대면 시대가 될수록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물리적 거리가 멀어질수록 ‘마음의 연결’이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나누는 적극적인 대화는 질문과 경청으로 이뤄집니다. 묻지 않고서는 마음의 실체를 알 수 없고, 듣지 않고서는 다음 질문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온라인상에서는 질문하지 않은 채 판단하거나, 듣지 않으면서 이해했다고 말하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온라인 툴로 회의를 진행할 수는 있지만 말 속에 숨어 있는 맥락을 알아채기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상에서 “알았다”라고 말한다면 이것이 흔쾌히 동의한다는 뜻인지, 알기는 알았지만 선뜻 내키지 않는다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비대면 환경에서 오해를 줄이고 소통이 원활해지도록 하기 위해서 리더는 다음의 조건들을 신경 써야 합니다.

 

비대면 대화의 조건① : 정확성

비대면 상황에서는 언어가 정확하고 정교해야 합니다. 만나서 대화할 때는 표정이나 뉘앙스 같은 비언어적 정보들도 많이 주어집니다. 그러나 비대면일 때는 모든 면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정보들이 부족해집니다. 그럴수록 지레짐작하며 대화하는 것은 아주 곤란합니다. 비대면 상황에서 더 많은 정보들이 축소되고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더 정확하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특히 리더는 자신이 하는 말이 명료하게 전달되도록 적확한 표현을 사용하며 정확하게 자신의 뜻을 전달해야 합니다.

 

비대면 대화의 조건② : 안정성

비대면 상황에서 말할 때 지켜야 할 기본을 확실히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상호 안정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화한다는 원칙입니다. 소통의 정확성을 높이려면, 상대방의 말 속에 공격성이 없다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한 팀이고, 이곳에서는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경험이 필요한 것입니다. 안전한 말하기의 핵심은 바로 자신이 공격받지 않는다고 느끼는데 있습니다. 생각과 의견이 달라도 비난받지 않을 때, 말하는 사람의 감정과 욕구가 존중받는다고 느껴질 때 사람들은 숨기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을 때에도 상대방의 ‘그럴 만한 이유’를 찾아보고, 실력이 부족한 모습이 드러날 때도 상대가 겪는 어려움을 인정하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일이 뜻대로 안 될 때에도 사람에게 손가락을 겨누지 않을 때 소통의 안정성이 높아집니다.

 

비대면 대화의 조건③ : 공감력

비대면 상황에서는 이전보다 더 높은 공감능력이 요구됩니다. 먼 거리에 있는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감정을 느끼고, 마음을 표현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기 때문입니다. 리더에게는 높은 원만성, 즉 “공감을 잘하는 능력, 불편한 상황과 마음을 잘 감지하고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표정에는 다 드러나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야 하고, 서운함과 실망감과 불안함을 감지하고, 동기와 에너지의 변화를 알아차려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확성과 안전성, 공감력은 사실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정확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관계를 안전하게 느껴야 하고, 그 안전성은 잦은 교류와 공감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이 세 가지 요소는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겨져 왔던 원칙들이지만 비대면 상황에서 대화할 때는 훨씬 더 중요해집니다. 이제는 강력한 사람의 에너지로 여러 명을 끌고 갈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각자의 방식을 존중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을 때 진짜 동력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러한 소통 방식은 영향력의 범위가 넓은 리더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리더의 말이 사람을 담을 때 사람들 간의 소통은 안전해지고,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정확성을 높여갈 때, 비대면의 상황이 계속되어도 먼 거리에서 ‘우리는 함께 일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비대면 환경에서 오해를 줄이고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 리더가 계발해야 할 능력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자기 마음을 알아차리는 능력

리더는 자기 마음을 알아차리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마음을 알아차린다는 것은 자신의 속마음에 귀를 기울인다는 뜻입니다. 여러 감정이 스쳐 지나갈 때 진짜 감정(핵심 감정)을 포착합니다. 순간적인 짜증과 분과 밀려올 때조차 그 신호를 이해하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할 수 있습니다. 마음의 좌표를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기고 지는 것, 맞고 틀린 것에만 신경 쓰느라 자기 마음에 집중하지 못하는 리더는 핵심 감정과 욕구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말 한마디에 압도되어버리거나 화를 내면서 말을 쏟아내느라 핵심을 벗어나게 됩니다. 비대면 상황에서 더더욱 오해 없이 명확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자기 마음을 빨리 알아차리고 그에 맞게 소통의 자세를 가다듬는 것이 필요합니다.

 

타인의 마음을 소화하는 능력

리더는 타인의 마음을 소화하는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삼키기 어려운 말도 부수고 녹이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동시에 많은 정보 속에서 의미 있는 단서들을 추려내는 예리한 눈을 가지고, 스쳐 지나가는 서늘한 표정이나 피하고 싶어하는 몸동작, 주저하는 입 모양을 살필줄 알아야 합니다. 특히 비대면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일어나는 비언어적인 표현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온전히 소화해야만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마음과 말을 연결시키는 능력

리더는 마음과 말을 연결시킬 줄 알아야 합니다. 말로 산통을 깨지 않고, 따뜻하고 명확한 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정확하지만 날카롭지 않고, 인간적이지만 느슨하지 않은 언어를 사용합니다. 공감하고, 격려하고, 질문하고, 주장하고, 요청하는 기술을 적절하게 사용합니다. 의견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서 무시하지 않고, 문제를 깨닫게 해주겠다고 감정폭력을 휘두르지 않습니다. 이렇게 서로의 마음과 말을 연결시키면서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 위에서 솔직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비대면 상황이 가진 한계를 뛰어 넘는 온전한 소통을 추구하게 될 것입니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확진자 숫자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불안해 하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마음을 모으기 위해서 불가피하지만 비대면 방식으로나마 소통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앞서 언급된 세 가지 조건과 세 가지 능력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정확하면서 안정감을 주고 공감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리더는 비대면 상황에서도 소통의 문제를 겪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아가 자신의 마음을 알고 타인의 마음을 소화하며 마음과 말을 연결시킬 때, 닫혀있던 관계의 문이 열리고 끊어져 있던 소통의 줄이 다시금 연결되어, 이전보다 더 온전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데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리더의 말그릇』 (카시오페아, 김윤나)의 내용 일부를 발췌 및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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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리더의 말그릇

리더의 영향력은 말 그릇에서 나온다. 40만 부 베스트셀러《말 그릇》후속작, 드디어 출간! ‘리더의 말 그릇’을 키워 사람을 성장시키고 성과를 높이는 방법 사람은 누구나 말을 담아내는 그릇을 하나씩 가지고 살아간다. 그 크기와 깊이만큼 ‘말’을 사용한다. 《말 그릇》의 김윤나 작가가 3년 만에 《리더의 말 그릇》으로 돌아왔다. 그 사이 한 주도 강의를 거르지 않았을 만큼 많은 리더들을 만나고 3~6개월에 걸친 1:1 코칭을 진행했다. 이 책은 그동안 수많은 교육과 코칭을 통해 얻은 말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바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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